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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서] 스승의날 청탁금지법 안내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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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스승의날 청탁금지법 안내 관련
스승의 날에 필요한 것은
교사를 향한 기계적인 청렴 경고가 아니다.
-감시와 통제로 얼룩진 스승의 날, 교사들에게 남은 것은 허탈감과 모멸감뿐
-악성 민원에는 침묵하고 카네이션엔 민감한 교육당국은 보여주기식 행정을 멈춰라
○ 스승의 날을 앞두고 경북교육청이 교사 업무포털에 게시한 ‘헷갈리는 청탁금지법 완벽정리’ 안내문이 현장 교사들에게 깊은 허탈감과 모멸감을 안겨 주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케이크는 학생들끼리만 먹을 수 있고, 교사는 함께 나눠 먹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카네이션도 학생 대표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전달해야 하며, 개별 학생이 건네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안내도 담겼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게시물은 결국 삭제되었다. 하지만 이런 안내와 공문은 전국 교사들이 으레히 받는 스승의 날 안내이기도 하다.
○ 청탁금지법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교사는 없다. 과거 일부 왜곡된 관행과 촌지를 막아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 또한 충분히 이해한다. 실제로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학교 문화는 크게 달라졌고, 교사들도 그 변화를 선도하여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문제는 지금 교육당국이 교사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느냐에 있다.
○ 학생들이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으로 준비한 케이크 한 조각조차 교사와 함께 나눌 수 없다고 경고하는 공문은 학교를 교육 공동체가 아니라 교사를 감시와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다. 다른 날도 아닌 스승의 날에 교사들에게 전달된 메시지는 감사와 존중이 아니라 청렴의 의무를 저버리는 잠재적 비위 행위자로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이다. 현장 교사들이 모멸감과 허탈감을 느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 지금 교사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케이크 한 입과 카네이션 한 송이겠는가. 현재, 교사들은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의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가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까 두려워 현장체험학습조차 포기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교권 침해와 폭언,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교직을 떠나는 교사들도 계속 늘고 있다. 교사들이 교육당국에 요구해 온 것은 단속과 경고가 아니라 안전하게 교육할 수 있는 학교, 학생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교실이었다.
○ 그런데 교육당국은 스승의 날조차 교사들을 잠재적 비위 행위자로 관리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현장의 절박한 외침에는 둔감하면서, 커피 한 캔과 케이크 한 조각의 가능 여부를 따지는 공문에는 지나치게 민감하다. 요즘 교사들 사이에서 “스승의 날에 촌지가 아닌 악성 민원과 고소장이 들어온다”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를 교육당국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 학교는 기계적으로 운영되는 공간이 아니다. 공문 한 장도 결국 사람에게 전달되는 것이고, 정책 역시 사람의 삶 위에서 작동한다. 학생과 교사가 서로 감사와 존중의 마음을 나누는 순간까지 위험 요소처럼 취급하는 행정은 학교를 더욱 삭막하게 만들 뿐이다. 교육은 신뢰 위에서 이루어진다. 교사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경계하는 방식으로는 어떤 교육도 살아남을 수 없다.
○ 교육부와 교육청은 현장 교사들의 정서를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 스승의 날에 필요한 것은 교사를 향한 기계적인 청렴 경고가 아니다. 교사가 두려움 없이 학생을 만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갖추는 일이다. 교사를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 교육당국은 기계적인 행정, 보여주기식 행정을 멈추고, 무너져가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부터 제대로 들어야 한다.
2026년 5월 1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